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제8회 졸업상영회

영광스럽게 내 그림이 들어간 지연 양의 졸업상영회가
신사동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있다.
바로 오늘이지만, 무료 상영이라고 하니
신사동에 갈 일이 있는 친구들은 들려서 좋은 영상 보고 오면 좋을 듯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제8회 졸업상영회>
1월 27일 (금) ~ 1월 29일 (일)
신사역 브로드웨이극장 2층 3관 인디플러스 상영관  

지연 양의 작품 <Essay> 가  속한 섹션의 상영 시작 시간은
28일 토요일 : 4시 20분
29일 일요일 : 3시  



http://www.youtube.com/watch?v=8XbQt9a9rNc&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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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새벽 냄새가 짙게 나는지도 모르겠다.




1.
_ 혼자 살기 때문에 빨래는 몰아서 한 번에 하는 편이다.
곧 잘 입었던 티셔츠며 속옷들도 빨랫감이 되어 빨래통에 들어가고는 쉽게 잊혀져버린다.
얼마 지나지않아 다시 그것들은 내 일이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빨래라는 것이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기에
어느 정도 선까지만 미루다가, 그 선을 넘어설 때 즈음엔 빨래를 하도록 마음을 먹는다.
잠옷차림으로 빨래통을 들고 밖으로 나와 세탁실로 향한다.

언제부터인가 세제는 가루가 아닌 액체세제를 사용하는데 세탁실이 밖에 있다보니
겨울에는 종종 액체세제가 얼어버리는 사태가 일어나 지금은 주방에 같이 보관하고 있다.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고, 액체세제를 두어 번 정도 휘-휘 둘러주고는 보조세제를 조금만 넣는다.
이 과정이 요리와 비슷하게 느껴져 나는 종종 요리를 하는 착각에 빠지곤 했다.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탁-하고 세탁기에 뚜껑을 닫는다.

빨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때 쯤이면 섬유유연제도 조금 넣어준다.
이 과정이 특히나 요리와 같아서 잊지 않으려고 애를 쓸 때가 있다.

보통 빨래를 돌려놓고 출근을 하기 때문에
꽤 늦은 밤이 되고 나서야 빨래를 널 수 있다.
빨래를 '너는 행위'는 빨래를 '하는 행위'보다 더 귀찮기 때문에
여름에는 자주 잊어버려 다시 빨래를 하는 고생을 하기도 했다.
여름에는 얼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추운 날에는 미루는 편이다.

그렇게 (보통) 이틀에 걸쳐서 빨래가 끝이나기 때문에 항상 내 옷에선 독특한 냄새가 나곤한다.
이런 '숙성과정'이 있기 때문인지 내 옷에서는 유난히 새벽냄새가 짙게 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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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롭지 않은 밤



1.
 _ 일이 끝나고, 마을버스를 타고 망원역에서 내렸다. 
집에 그냥 가기 아쉬워 내리자마자 필요한게 무언지 생각하면서 앞에 있는 마트에 들어갔다.

'흠..집에 우유가 떨어졌고, 아 식빵. 식빵 사야지.'

 우유는 늘 그랬던 것처럼 유통기한이 제일 긴 녀석으로 고른다.(이 녀석들은 대체로 안쪽에 숨어있다.) 우유를 먼저 고르고 식빵을 사기위해 빵이 있는 코너로 향한다. 빵 코너에는 식빵이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분명 있었지만 공장에서 찍어낸 빵이라 그냥 없는거라 생각한다. 빵이 먹고싶기는 했지만 푸석푸석한 식빵을 먹을만큼 절실하진 않았다. 그걸 먹는 내 자신이 보고싶지도 않았고.

우유 하나론 뭔가 아쉬워 또 마트 안을 두어번 정도 돌았다.
역시나

살게 없다.

어떤 요리 재료를 사자니, 혼자살기 때문에 만들어 먹기도 애매하고.
군것질거리를 사자니, 군것질을 즐겨하지도 아니하고,
그렇게 마트를 네 번 정도 더 돌고나서야 끝내 고른건 감귤주스.

여름에는 냉장고에 항상 감귤주스를 채워놓곤 했는데,
겨울이 되고나니 그다지 찾지 않게 되더라.

계절탓은 아닌 것 같은데 무엇이 달라졌기 때문일까.

약 3초 간 머뭇거렸다.

그리 중요한 문제도 아니거니와
이런 문제로 생각하기도 귀찮은 밤이기에 계산대에 산 물건들을 올려놓고는 결제를 기다린다.

'삑-, 삑-'

그리고 결제.

옆 계산대에선 '삑-삑-' 소리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난 간결했다. 두 번으로 끝이다.

'봉투 드릴까요?'
일회용 봉투는 싫어하기에 그냥 내 가방에 넣어간다고 말한다.
가방이 금새 제 모양이 흐트려져 볼 품이 없어졌다.

'하지만 뭐 어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집으로 향한다.

간밤에 눈이 내려 길이 매끄럽다.
조심조심 걸으면서 생각한다.

'뭐 어때'

옥탑방에 올라가는 계단이 매끄럽다.
양 쪽 난간을 잡고 올라가며 생각한다.

'뭐 어때'

난 집에 무사히 도착했고,
오늘은 대수롭지 않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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