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새벽 냄새가 짙게 나는지도 모르겠다.




1.
_ 혼자 살기 때문에 빨래는 몰아서 한 번에 하는 편이다.
곧 잘 입었던 티셔츠며 속옷들도 빨랫감이 되어 빨래통에 들어가고는 쉽게 잊혀져버린다.
얼마 지나지않아 다시 그것들은 내 일이되어 나에게로 돌아온다.

빨래라는 것이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기에
어느 정도 선까지만 미루다가, 그 선을 넘어설 때 즈음엔 빨래를 하도록 마음을 먹는다.
잠옷차림으로 빨래통을 들고 밖으로 나와 세탁실로 향한다.

언제부터인가 세제는 가루가 아닌 액체세제를 사용하는데 세탁실이 밖에 있다보니
겨울에는 종종 액체세제가 얼어버리는 사태가 일어나 지금은 주방에 같이 보관하고 있다.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고, 액체세제를 두어 번 정도 휘-휘 둘러주고는 보조세제를 조금만 넣는다.
이 과정이 요리와 비슷하게 느껴져 나는 종종 요리를 하는 착각에 빠지곤 했다.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탁-하고 세탁기에 뚜껑을 닫는다.

빨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을 때 쯤이면 섬유유연제도 조금 넣어준다.
이 과정이 특히나 요리와 같아서 잊지 않으려고 애를 쓸 때가 있다.

보통 빨래를 돌려놓고 출근을 하기 때문에
꽤 늦은 밤이 되고 나서야 빨래를 널 수 있다.
빨래를 '너는 행위'는 빨래를 '하는 행위'보다 더 귀찮기 때문에
여름에는 자주 잊어버려 다시 빨래를 하는 고생을 하기도 했다.
여름에는 얼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정도 추운 날에는 미루는 편이다.

그렇게 (보통) 이틀에 걸쳐서 빨래가 끝이나기 때문에 항상 내 옷에선 독특한 냄새가 나곤한다.
이런 '숙성과정'이 있기 때문인지 내 옷에서는 유난히 새벽냄새가 짙게 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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