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_ 많이 걸었다.
그동안 탈 것에 몸을 맡긴 채, 지나쳐왔던 것들을 천천히 걸으면서 열심히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간,
차가운 쇳덩이에 몸을 맡겨 지나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나 많음을 깨달았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백번 오가며 지나쳐왔던 것들의 색다른 모습.
내가 놓쳐 온 것들.
이제야 발견했음에도 나는 감사함을 느낀다.
오늘 내 손에 카메라의 부재가 무척이나 크게 느껴진 하루였다.
앞으론 잘 챙겨야지.
더 자주 걸어야겠다.
2.
_ 서점엘 갔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점에 곧 잘 들려서 마음이 가는 책들(보통 이름이나 디자인에 이끌려)을 훑어보고는 했었는데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핑계로, 여유가 필요하다는 핑계로 여러번 미루어 왔었다. 그러다 오늘 문득 서점에 가고싶다는 마음이 들어 종각에 있는 서점까지 걸어갔다. 정작 보려던 책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다른 책들만 신나게 들춰보다가 왔다.
문지사의 시집들. 창비의 시집들. 내가 좋아하는 어느 작가의 산문집들. 무엇인지 모르는 따뜻한 마음이 들어 앞으로 시간을 내어서라도 자주 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3.
_ 새롭게 안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이상'은 조선총독부에서 건축기사로 근무하였다. 어반스트라이커스의 지지형이 알려주었다.
그가 살아생전 설계한 건물은 하나. '이화여대 학관'이다.
며칠 전 지지형이 미리 견학을 다녀와 나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한눈에도 매력적인 동선과 독특한 구조는 사진으로도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에 부족하지 않은 풍채와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 매력적인 건물이 조만간 '사라질' 운명이 처해있다고 했다.
아래는 지지형이 블로그에 남긴 글
이화여대 학관의 재건축 계획 : 건물에도 성적을 매기나??
이화여대 캠퍼스 종합진단 결과를 한번 봅시다.
"학관은 구조에서 D, 기능성에서 E, 심미성에서 D등급을 받아 향후 재건축 대상 건물로 분류되었으며..."
뭐 건물이 구조적으로 노후돼서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재건축을 하는건 당연하겠지만서도,
왠지 수능으로 1등급, 2등급... 등급을 받게되는 대한민국의 수험생들이 떠올라 씁쓸함이 밀려옵니다.
(돼지고기도 등급으로 나누죠? 엉덩이에 도장을 찍어주지요.... 그거 식용색소인가 몰르것네)
이화여대 학관은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있고, 그 재밌는 구조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있는데,
기능성에서 E를 주고 심미성에서 D를 받았네요.
(........음, 개인적으로 건물 등급 평가할 때 '인기투표'를 넣고자 하는 바입니다.)
(출처: http://blog.naver.com/PostList.nhn?blogId=urbanstriker&widgetTypeCall=true&topReferer=http%3A%2F%2Fwww.urbanstrikers.com%2F)
늘 때려부수고 새로 짓는 도시 서울에 약 3년 정도 살고있지만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높으신 분들의 생각.
난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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